【오산인터넷뉴스】이영주 기자 = 최근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출전 축구평가전 한국-시리아 경기와 관련, 화성시가 일선 초·중·고에 공문을 보내 학생들의 경기관람을 독려한 것으로 밝혀져 '시대착오적 발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는 "관(官)이 행사 때마다 인력을 동원한다"는 구태적 관행을 개선하지 않은 것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대목이다.

게다가 공문을 받은 각 학교측이 홍보용 포스터 등을 교내에 게시하면서 대학입시를 앞둔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마저 경기관람유혹(?)에 빠트리는 등 관의 노력이 적절치 못했다는 지적이다.

▲ 화성종합경기타운. 지난 7일 한국:시리아 평가전에 '학생 관람 독려'가 문제되고 있다.

12일 화성시와 오산·화성지역 각 학교 및 학생들에 따르면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7일 화성시 향남읍 소재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런던올림픽 출전을 앞두고 한국-시리아 축구대표 평가전을 개최했다.

3만5천명을 수용하는 화성종합경기타운은 개장 이래 처음으로 국제축구경기(A매치)를 유치하면서 경기남부권 최고 경기장의 하나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그러나 개최지 화성시가 관중 동원을 위해 일선 초·중·고에 관람을 독려하는 공문을 보낸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이에 일부 주민들은 "국제경기에 관중이 부족할까봐 관람을 독려하는 노력은 이해하지만 공부에 매진해야 할 학생들은 물론 대입을 앞둔 고 3 수험생들까지 유혹에 빠트린 처사는 정도가 심한 것 아니냐"고 질책했다.

일부 학교들은   "경기 하루 전 시 담당자가 공문을 들고 직접 학교로 찾아 왔다"고 말했다.

A고등학교 담당자는  "경기 하루 전 시 담당공무원이 직접 공문을 들고 찾아와 경기관람을 독려하는 포스터 등을 주고 갔다" 며 "'학생들이 경기에 참석하게 홍보해 달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당시 A고교는 시험기간으로 예민한 시기라 적극적 홍보는 못하고 시청에서 주고 간 포스터와 공문을 학교 게시판에 붙이는 정도였다"고 말했다.

또 B고등학교도 "대회 하루 전 정규수업이 종료될 무렵 시청에서 안내 포스터와 공문을 주고 갔다"며 "공문이기 때문에 내부결재 뒤 공지했는데 학부모 동의서를 받은 학생들은 경기를 관람하러 갔다"고 말했다.

그 외 고등학교들도 “인쇄된 공문을 받았다”고 답했으나 공문 출처는 “지금 밝히기 힘들다”는 입장을 보였다.

화성시 관계자는 “경기타운에서 처음 열리는 (국제)경기라서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알린 것이고 참석을 희망하는 인원이 40명 이상이면 관광버스를 지원했다”며 “공문은 전자문서로 그룹별 연계된 관내 초·중·고교에 발송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시는 차량만 지원했을 뿐 입장료는 학생 1명당 1만원이며 경기를 관람한 학생들은 모두 6천명 정도로 파악된다”고 덧붙였다.

당일 축구경기를 보러 갔던 시민 C씨는  “관중석에 학생 비중이 3분의 1정도였으며 교복을 입은 학생과 사복을 입은 학생이 섞여 있었다”고 말했다.

시민 D씨도  “관람객 중 학생 비율이 꽤 됐었다” 며 “공문이나 포스터를 접한 학생들이 친구들과 따로 갔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