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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난방안되는 1평 공간이 ‘유일한 쉼터’ - 비닐과 합판으로 지은 미등록 경로당
  • 기사등록 2012-06-28 16: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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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인터넷뉴스】이영주 기자 = 오산시 미등록 경로당 문제가 수면 위로 올랐다.

 

▲ 오산 궐동 남자 경로당 녹아내릴 듯한 전기 콘센트. 연기에 그을려 전선의 원래 색도 알아볼 수 없다.

 

이들은 녹아내릴 것 같은 전기배선에 노출 돼 있으며 냉·난방이 되지 않는 1평 공간에서 ‘휴식’을 취한다.

 

▲ 난로. 할아버지들이 직접 나무를 준비해 난방을 한다.

 

또 겨울이면 직접 나무를 해다 난로에 불을 피워 몸을 녹인다.

 

▲ 비닐벽과 각목 기둥. 때문에 경로당은 겨울은 춥고 여름은 덥다.

 

이곳 노인들은 ‘하루 속히’ 경로당이 지어지기를 희망하지만 오산시는 부지 확보 등 각종 조건을 내세우며 해결을 미루고 있다.

 

궐동의 한 미등록 남자 경로당에는 머리가 희끗한 노인들이 그늘에 앉아 더위를 식힌다.

 

간간이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하긴 하지만 경로당 안의 사정은 다르다.

 

기존 경로당으로 사용하던 컨테이너 박스는 30여 인원을 충당할 수 없어 창고로 사용한다.

 

▲ 기존 컨테이너 경로당(좌)과 우측 신설 경로당.

 

그 컨테이너 옆으로 각목 몇 개로 기둥을 세운 두 번째 경로당이 있다.

 

기둥 사이는 비닐과 합판, 스티로폼 등으로 덧대져 있고 슬레이트 지붕엔 난로 그을음이 묻어 있다.

 

▲ 연기로 그을린 경로당 합판 지붕.

 

거기에 색을 알아볼 수 없는 배선도 널브러져 있다.

 

콘센트는 녹아내릴 듯 위험해 보인다.

 

바닥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다.

 

▲ 울퉁불퉁한 바닥은 통행에 불편을 준다.

 

대부분 70세에 가까운 노인들은 한 걸음 디딜 때마다 울퉁불통한 바닥을 확인하며 걸어야 한다.

 

▲ 누군가의 가슴에 달렸을 '카네이션'.

 

비온 후인지 바닥 곳곳엔 물이 고여 있었다.

 

고르지 않은 바닥처리가 통행에 불편을 주고 있었다.

 

아무렇게나 늘어뜨려진 식기며 가전제품들이 이곳의 상황을 보여주고 있었다.

 

▲ 널브러진 살림도구. 수납 공간이 없어 이렇게 놓을 수밖에 없다.

 

이렇게 7년째다.

 

여러 번 시에 경로당 등록 신청을 했었으나 “예산 없다”는 답이 전부였다.

 

▲ 비닐 벽과 창문.

 

궐동 미등록 경로당은 남자와 여자 공간이 따로 있다.

 

좁아서란다.

 

할머니 경로당은 냉·난방조차 되지 않는다.

 

▲ 궐동 여자 경로당. 1평 남짓한 곳에 여남은 할머니들이 모여 앉아 있다. 전기를 꼽을 수 없다.

 

전기를 꼽을 곳이 없기 때문이다.

 

어쩌다 해먹는 밥은 휴대용 가스렌지로 해결한다.

 

한여름 선풍기나 겨울 히터도 없다.

 

1평 남짓한 좁은 곳에 벽면(?)은 스티로폼으로 만들고 빈틈은 비닐로 메웠다.

 

여기서 할머니들이 앉아 이야기를 나눈다.

 

‘그냥 앉아만 있을 수 있는’ 이곳이 이들의 유일한 ‘쉼터’이다.

 

위치도 멀고 사람들 성향이 너무 다른 등록 경로당보다 이곳이 마음 편하다.

 

눈치 보지 않고 편하게 있을 수 있어서이다.

 

▲ 원동 경로당. 밭 한가운데 컨테이너만 '덜렁' 있다.

 

원동의 미등록 경로당도 열악하기는 마찬가지다.

 

밭 한가운데 덜렁 있는 컨테이너 한 채가 경로당이다.

 

그나마 이것도 동네 청년회에서 마련해준 것이다.

 

겨울이면 보일러 기름값으로 허덕인다.

 

개인 회비로 충당하는 운영비는 늘 부족하다.

 

조금은 외롭고 생뚱맞아 보이는 위치일지라도 이곳이 여기 30여 노인들의 ‘공간’이다.

 

이곳 노인들도 몇 차례 시에 경로당 등록을 하려 했으나 시에서는 “부지를 확보해놔라”고 답했을 뿐이다.

 

손정환 의원은 지난 26일 오산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이 문제를 제기했다.

 

손 의원은 매년 ‘똑같은 대답’만 반복하는 시 행정을 비판했다.

 

그는 “‘규정 때문에 새롭게 만들 수 없다, 예산 책정이 안 돼 어렵다’는 답은 매년 반복됐다”며 “행정 수요 요구는 계속되고 있다. 구 도심권 노인들, 열악한 현실에 처해 있는 노인들을 위해 국회에서 (법을)바꾸든 조례를 바꾸든 자구 노력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시 관계자는 예산과 부지 확보 등의 문제로 “당장 해결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관계자는 “경로당은 여가복지시설로, 등록을 위해서는 이용정원 20명 이상이어야 하고 20㎡ 규모의 거실이나 휴게실이 있어야 하며 전기 시설과 화장실이 보유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부지 확보 때문에 한꺼번에 하기는 힘들다”며 “차선으로 임차 경로당을 진행하고 있다. 경로당이 많아야 하는 것은 맞지만 무조건적으로 늘릴 수는 없다. 게다가 어르신들이 융화하지 못해 경로당이 지원돼야 하는 부분도 있다. 예산은 한 번 늘려 놓으면 줄일 수가 없다. 점차적으로 해나가야 하는 부분이다”라고 설명했다.

 

시에 따르면 오산시 내 등록 경로당은 102개소, 미등록 5개소(궐동, 청학도 임차 경로당 오는 7월 개설 예정)로 관련 예산은 7억 8천만원이다.

 

등록 경로당은 월 운영비 22만원, 난방비 90~110만원(면적에 따라 다름, 11~3월), 사회봉사활동비 월 10만원을 지원받는다.

 

또 경로당 도우미(음식, 청소 해주시는 분. 급여 20만원), 노래방 장비·운동기기·에어컨·김치냉장고·티비 등을 구비해준다.

 

한시적 국가사업으로 4~9월까지 양곡 20kg을 지원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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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2-06-28 16: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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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견(총 4 개)
  • 안산인터넷뉴스2012-06-30 13:14:19

    이문제는 예산문제도 예산문제이지만, 의견들을 보니 단속문제도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입니다. 이 두가지를 어떻게 납득시키느냐가 관건이겠네요

  • 현지인2012-06-29 08:40:49

    위 기사 내용중 30여 노인이라고 하는데...3-5명의 노인들만 있는데 무슨 말씀이신지...동네 노인수는 그렇게 되지만 불법컨테이너 사용 노인들은 3-5명이랍니다.

  • 당말주민2012-06-28 17:11:54

    위에사진 원동 경로당 치워주세요. 민원넣어야 치워주나요.지켜보겠음

  • 노인정2012-06-28 17:08:43

    노인정....원1통(당말) 노인정은 불법컨테이너입니다. 치우던가 아님 정식으로 신고를 하고 사용하던가..경로당을 신축해주던가..한번가봤더니 취사도 하구 ..그렇데요..단속해주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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