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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에 전하는 신비한 옛 이야기들(5) - 이영주 기자, 구비전승 여덟째 ‘금산의 여우’
  • 기사등록 2013-04-12 14:2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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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인터넷뉴스】이영주 기자 = 원시사회 종교의 대표적 형태는 토테미즘(totemism)이다.

 

이는 혈연·지연 중심의 집단이 동·식물이나 자연물과 공통의 기원을 갖는다거나 결합관계에 있다고 믿는 것에서 기인했다.      

 

오산의 선조들도 특정한 동물에 관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그 중 내삼미동에 내려오는 여우와 구렁이 설화를 소개한다.  

 

▲ 오산시 내삼미동 설화에 전하는 여우는 새끼의 복수를 하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 금산의 여우

 

옛날에 금산은 밤이면 여우 울음소리에 잠을 들지 못할 정도였다.

 

그러던 어느 날 금산 줄기 큰 바위에 여우가 새끼를 낳았다.

 

동네 총각 하나가 여우 새끼를 가지고 장난을 쳤다.

 

그는 어미여우를 패고 쫓아다니며 괴롭혔다.

 

새끼가 있는 어미여우는 멀리 가지도 못하고 시달렸다.

 

재미를 붙인 총각은 급기야 여우굴에 돌을 갖다 놓고 불을 질렀다.

 

새끼여우가 죽었다.

 

그 당시 금산에 여우가 많아 어른들은 항상 주머니에 돌은 넣어가지고 다녔다.

 

여우가 나타나면 나무를 껴안고 있어야 한다고 가르치기도 했다.

 

앞서 여우를 괴롭혔던 총각이 어디를 다녀오는 길에 어두운 곳에서 무언가가 앞을 탁 가로막았다.

 

여우였다.

 

놀란 총각은 담뱃불을 켜 던져도 소용이 없자 나무를 껴안고 있었다.

 

그렇게 얼마쯤 지났을까 총각을 지켜보던 여우가 어디론가 사라졌다.

 

총각은 그 날 이후 시름시름 앓다 죽었다고 한다.

 

 

■ 여자로 둔갑한 구렁이

 

어느 선비가 과거를 보러 가다가 날이 저물어 한 주막집에 들어갔다.

 

그곳에는 젊고 예쁜 처자가 있었다.

 

선비는 그 처자와 이야기를 하다 잠을 청하려 드러누웠다.

 

누워서도 선비는 처자가 궁금해 옆방 문구멍으로 몰래 엿보게 됐다.

 

처자는 바느질을 하는지 바늘귀를 꿰려 침을 바르고 있었다.

 

그런데 여자의 혀가 두 갈래였다.

 

뱀의 혀였다.

 

겁에 질린 선비는 꾀를 냈다.

 

화장실을 간다고 하니 여자가 끈을 허리에 매줬다.

 

도망을 가지도 못하고 그렇게 날이 샜다.

 

아침이 돼 선비가 떠나겠다고 하니 여자는 아침을 먹고 가라고 했다.

 

선비는 나무나 쌓아주고 가겠다 하고는 나무를 쌓는 척하면서 어떻게든 도망을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고는 이 얘기를 나무에게도 했다.

 

그런 후 선비는 소나무 위로 올라갔고 여자는 구렁이로 변해 쫓아왔다.

 

그 순간 소나무 가지가 쫓아 올라오는 뱀을 막 쳤다.

 

선비는 다행히 과거를 보러 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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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3-04-12 14:2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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