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오산에 전하는 신비한 옛 이야기들(6) - 이영주 기자, 구비전승 아홉째 ‘도깨비 장난’
  • 기사등록 2013-04-22 11:56:00
기사수정

【오산인터넷뉴스】이영주 기자 = 일반적으로 상상되는 도깨비의 형상은 ‘눈이 하나에 큰 입, 날카로운 이빨과 머리에 뿔이 나 있고 황색 피부를 지닌 털투성이’이다.

 

이들은 식인(食人) 습성을 지닌 것으로 전해지며 인간의 무용․지혜로 물리치는 형식의 이야기가 전한다.

 

간혹 연세 지긋하신 어르신들은 도깨비를 실제 목격했다고도 전하는데 오산에도 도깨비와 관련된 전설이 있어 소개한다.

 

▲ 오산에 다양한 도깨비 이야기가 전한다.

 

◆ 굿 구경 가는 도깨비

 

세마동에는 다양한 도깨비 경험담이 존재한다.

 

먼저 오리골에 전하는 도깨비 이야기이다.

 

옛날 오리골의 여자 몇 명이서 밤에 뽕을 따러 갔다.

 

길거리에 심어진 뽕나무인데 주인이 있어도 따가지 않는 뽕밭이었으나 낮에는 따기가 어려워 밤을 이용해 따곤 했다.

 

여자 몇 명이서 한참 뽕을 따고 있는데 냇가에 횃불을 내려놓고 허옇게 한 서넛이 맴을 돌고 있었다.

 

한 사람이 “저게 무슨 불이야? 사람들이 있는가 보다?” 이렇게 말하니까, 다른 사람이 “저게 무슨 사람 불이야, 도깨비 불이지. 도망가자.” 했다.

 

그 뽕밭은 언덕이 졌는데 도깨비들이 올지 모른다고 일행들은 낮은 곳으로 몸을 숨겼다.

 

이윽고 어디서 징과 장구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징장, 징장…’ 소리가 났다. 알고 보니 그 소리는 도깨비들이 불을 들고 징, 장구를 치면서 굿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지곶동으로 넘어가는 고개에 서낭이 있었다.

 

제보자가 고개를 넘다 겪은 일이라고 한다.

 

제보자가 고개를 넘어가는데 담배 연기가 자욱했다.

 

연기 냄새가 물씬 나는데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제보자는 이것이 도깨비의 짓이라고 믿고 있었다.

 

◆ 최촌말(오리골) 도깨비 장난

 

세교동에는 최촌말, 홍촌말, 원촌말이 있다.

 

최촌말은 일명 오리골로 불린다.

 

오리골에 최씨 성을 가진 부자가 살고 있었다.

 

그 집터가 도깨비들의 집이었다.

 

밤만 되면 도깨비가 ‘왈가닥, 덜거덕’하는 소리 때문에 잠을 청할 수 없었다고 한다.

 

아침에 일어나 보면 다락에 있던 그릇이 밖에 다 내려와 있곤 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원래는 솥단지에 뚜껑이 솥 안으로 들어가지 않지만 도깨비들이 장난을 치면 솥뚜겅이 솥 안으로 들어가 있곤 했다.

 

주인은 모른 체하고 그냥 뒀다. 이튿날 뚜껑을 밖으로 내놓고는 했다.

 

또 도깨비들은 그 집안에 큰 일이 있는데 자신들에게 치성을 드리지 않으면 심술을 부리기도 했다.

 

집안에 혼례가 있는데 치성을 드리지 않고 일을 치르려 했다.

 

그러자 도깨비들이 삶아놓은 국수를 바지랑대나 담장에다 걸어놓았다.

 

이처럼 큰일을 치르려면 떡도 해놓고 술도 부어야 심술을 부리지 않았던 것이다.

 

일이 이 지경에 이르렀음에도 최씨 부자는 도깨비들을 달래려 하지 않았다.

 

도깨비들의 심술은 더해갔고 급기야 집안이 망해 마을을 떠났다고 전한다.

 

<제보자 : 박용태(남·70), 이계은(여·66), 윤옥(여·95)>

0
기사수정
  • 기사등록 2013-04-22 11:56:00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최근 많이 본 기사더보기
뉴스제보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